가을 끝물
겨울 시작
하나 둘 준비하고 생각처럼 잘되진않는다
한 사람 마저 내맘 같이 않고 아쉬움에 토라지고
모든걸 지켜내고 싶은데. 나도 알고 있다. 양자택일이 최선이라는거.
근데 용기가안난다. 내 자신이 싫다. 다 갖고싶다. 다 하고 싶다. 다 지키고싶다.
부족하다. 내가 품을 수 있는건 큰데 가진게 부족하다. 내 품속에 공간들이 너무 커서 빈 공간들 사이로 체온이 빠르게 빠져나간다. 하나의 체온을 다시 지키면 다른 것의 체온이 또 빠져나간다.
욕심일까. 애초에 나 품에 담을 수 있는건 하나 였을까. 지금도 하나만 품고 다 품은거라 착각하는 걸까.
옛 추억에 울적하다. 그리운데 그리운거 말고는 할 수 있는게 없다.
여유로운 삶을 살고 뒤를 돌아보고 싶은데 운전하는 것 마냥 앞만 볼수밖에없다.
오랜만에 가난햇던 기억에 아팠다. 가질수 없었던 당연함이 문득 아팠다. 자식을 위해 참고 희생했을 쓸쓸함에 아팠다. 지금이라도 행복했으면 좋겠다.
근데, 그게 잘 안된다.
가을 끝물 손이 시려워지니 아련한 기억이 아픔이 된다.
추억은 옛 나의 철없던 즐거움이였고 다시는 누릴 수 없는 사치가되었다. 하나 둘 떠내려가는데로 놔두고 있어야하는데, 하나 둘 모두 쉽사리 떠내려가게 놔두질 못하고 다시 주워 담는다.